아준아빠의 영화 한줄 평:
중국으로 떠난 팬더 푸바오의 인기만큼 재미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결국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졸아버렸다.
다행(?)스러운건지, 아준맘도 1,2,3에 비해 재미가 덜했다고 한다.
아준이는 재밌었다고는 했지만 어쩐지 예전 같진 않은 듯 하다.
포의 선택을 받은 새로운 용의 전사(Dragon Warrior) 젠(여우)이 등장했으니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야 할 것 같기도하지만 큰 기대가 없다.
개인적으론 이번 4의 아쉬움을 깰 수 있는 쿵푸팬더 5도 기대해 본다! 일단 5까지는 봐 줄 의향이 있다.
영화는 21시 30분에 시작하지만 우리는 7시즈음 하남 스타필드에 도착했다.
우선 저녁을 먹어야 했고, 또 나름의 아이쇼핑을 즐기기도 했다.
아준이는 저녁으로 '평양냉면'을 먹고 싶단다.
원래 부대찌개를 먹고 싶어했는데 애석하게도 스타필드 안에선 부대찌개 식당을 찾을 수가 없었다.
평양냉면에 대한 아준이의 평가는 야박했다.
냉면을 먹기 전, 평양냉면의 심심함과 밍밍함에 대해 얘기해줄까 하다가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말을 아꼈더니 15,000원이 아깝단다.
어쩌면 아주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함께 평양냉면을 맛 봤을수도 있다. 좋아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문득 먹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근데 지금은 영 아니란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그럴 것 같다. 그러다 또 어느날 문득 평양냉면이 생각날 수도 있고 그 땐 심심함과 밍밍함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녁을 먹고 이곳저곳 스몰톡과 아이쇼핑으로 스타필드를 오가다보니 영화 상영 시간이 가까이 왔다.
과자 하나를 사 들고 예매해 둔 좌석에 앉았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늦은 상영 시간 때문일 수도 있고, 비싼 관람비 때문일 수도 있고, 영화 자체의 인기가 저조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영화 시작을 알리며 극장의 불빛이 사라졌다.
스크린의 빛만 남았는데, 아준이가 손을 꼼지락 하더니 아빠 손을 잡는다.
극장에 간만에 왔더니 살짝 무섭단다.
큰 소리를 싫어하기에 소리가 커서 느껴지는 감정인지 물었더니, 주변이 어두어지면서 스크린의 빛에만 의존적인 공간이 그렇게 느껴진단다.
"한손으로 과자 먹기가 불편하지 않겠어?"라고 물으니 왼손을 들어보이며 봉지 속에서 과자를 꺼내 오물오물한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차츰 그 공간에 익숙해지고 영화에 몰입하더니 손을 슬그머니 놓는다.
아준이를 위해 손을 내어줄 수 있어서 좋았다.
이후 영화는 포와 젠의 만남부터 갈등, 다시 봉합되고 용의 전사가 되기까지의 스토리로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가끔씩 나를 졸게했다.
난 그 덕분인지 집에 오는 길 말똥말똥한 기분으로 운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