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은 이해가 안되서 몇번을 읽어야 하고,
어떤 글은 외우기 위해 몇번을 읽고 또 읽어야 한다.
어떤 글은 몇번을 읽고 외우려 노력해도 남지 않는다.
어떤 글은 한번에 이해도,
외울 필요도 없지만 남아있다. 떨림이 있기도 하다.
또 다시 읽고 싶어지고 다시 읽게 된다.
수십번의 12월 1일을 보냈고
다른 날과 다르게 기억나는 몇번의 생일을 보냈지만,
당분간은 하루 전날 썼다는 아준이의 생일 축하글이 가장 먼저 떠 오를 것 같다.
꼭 12월 1일이 아니어도 순간순간 종종...
그 '순간순간 종종'보다 더 자주 생각날 것 같다.
아준이의 길지 않은 글,
다짐이 있었고, 사소한 행복에 대한 정의를 있었던 그 글,
하지만 길고 넘치는 생각을 하게 만든 글.
지키지 못한 수많은 다짐이 있었던, 나의 편지를
그런 다짐의 글을 썼다는 기억조차도 묻힐뻔했던 그 편지들을
서랍장에 간직하고 계셨던 아버지처럼,
나도 아준이의 이 글을 담아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