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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9 22:07

메시지 by 라이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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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을 들여다봐.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존재야.

----- < 라이온 킹 > -----

 

아준...

 

만 7살이었던

14년 1월 4일 토요일. 

어떤 장비의 도움도 없이 '배영'으로 50미터 왕복 성공.

 

다음 주 일요일 1월 12일. 

'자유영'으로 50미터 왕복 성공, 물론 아무런 장비 도움 없이!

 

-----

 

물에 들어가는 것도 무서워했고,

수영장 바닥에 발이 닿지 않아 걱정이 많았던 아준.

 

수영 연습을 하면서도 무서워했고, 

자신없어 했던 아준. 

 

수영쌤이 수영 보조 도구를 사용하지 말고 수영('배영')을 해 보라고 했다.

아준이는 망설였다.  

엄마,아빠가 기다리는 곳을 바라보고 걱정하는 눈빛이었다. 

팔과 허리에 착용하던 보조 도구 없이 수영을 하려니, 스스로를 믿기 힘들었던 것 같다.

 

지켜보던 아빠, 엄마도 기대가 크지 않았다. 

'잘 할 수 있을까? 울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렇게 시작한 '배영'의 시작은 처음엔 너무 힘이 들어가 있는 듯 보였지만 25미터 트랙을 오가며 결국엔 50미터 왕복에 성공했다. 

 

아준이 스스로도 믿기 힘들어 했고, 

엄마, 아빠도 걱정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지났고 아준이는 아빠, 엄마를 향해 손을 흔들어줬다.

 

수영장에 나온 아준이에게 물었다. 

"다음 주부터는 보조 도구 없이 수영할 수 있을 것 같아? 또 50미터 왕복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빠는 아준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빠는 그날의 성공에 너무 흥분되어 있었고, 기대에 차 있었다. 

 

"그럴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자신있는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자신있게 까지는 아니더라도 "해볼께~!" 정도의 대답이라도 듣기를 바랬던 것 같다. 

하지만 아준이는 그렇게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했고, 기대했던 대답 대신 그날의 성공(실력)에 대해 스스로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만 읽을 수 있었다.   

 

늘 보조 도구의 도움을 받았었고 여전히 수영장 바닥에 닿지 않는 발이 불안했을 것이다. 연습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왔지만 여전히 자신감보다는 의심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한 주가 지나

이번엔 아준이가 쌤에게 제안을 했다고 한다. 

보조 장비 없이 '자유영'으로 수영을 해 보고 싶다고 그렇게 또 50미터 왕복에 성공했다.

 

아준이가 어떤 이유로 그런 용기를 냈는지 모른다. 여전히 힘들고 걱정스러웠을텐데... 

하지만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내고, 스스로를 믿어야 할 상황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는 걸 어쩌면 느꼈을 수도 있다.

 

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장비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수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하지만 정작 아준이는 그걸 알지 못했다. 

스스로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지만 용기로, 실천으로 이겨낸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

 

만 15세 

22년 3월 2일은 양서고 입학식이 있었다. 

코로나(Covid-19)로 인해 입학식은 유튜브로만 볼 수 있었다. 

 

할머니, 엄마, 아빠가 TV를 통해 '입학식'을 보고 있었다.

 

'식'이라는 게,  

조금은 따분할 수 있다. 

주인공들을 위한 잔치처럼 보이고, 들러리를 서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앞으로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할 학교.

그 곳에서의 첫번째 '식'...입학식.

 

의례적인 순서에 의해 입학식은 진행되었다. 

그리고 43기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수여가 진행되었다.

 

수여되는 장학금이 소개되고, 

학생들 이름이 한명한명 호명된다. 

마지막 장학금은 '인영장학금'과 '월계장학금'이었다. 

 

8년 전 수영장에서 아준이를 지켜보던 마음.

기대가 크지 않았던 8년 전보다 기대조차 하기 힘든 장학금. 

혼자만의 성취나 싸움이 아닌 경쟁 속에서 얻어야 하는 것.

 

200명이 넘은 신입생 중 10명 내외 학생만이 받을 수 있기에, 입학 전 본 '반배치 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에게 주어지기에, 고백컨데 나 역시 누군가 장학금을 받는 누군가를 부러워만 했었기에...

 

호명되는 이름들 중 

아준이 이름이 들리는 그 순간에도 기쁨보다는 다시 확인이 필요했다. 

 

사회를 진행해 주신 선생님의 멘트가 스피커를 통한다. 

"1학년 6반 '이아준'"

조금은 느리게, 담담하게 걸어나가는 아준이를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본다.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셨고, 엄마는 그 순간을 담기 위해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계속 누르고 있었다. 

 

놀랍고도 기뻤던 그 순간에 여전히 확신이 필요한 아빠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아준이 장학금을 받았어...대단하다 이아준!"

 

유튜브를 통한 졸업식이 끝나기 전, 학교로 향했다. 계속 시청한다고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입학식이었다. 

 

파란색 종이와 함께 운동장을 향해 나오는 아준이를 만났다.
 

파란 종이 안 '장학증서'가 얼마나 뿌듯한 것인지.

그 장학금이라는 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3학년 2학기 겨울 방학을 열심히 보낸 결과라는 아빠의 칭찬에도 아준이 반응은 기뻐한다는 느낌보다는

8년 전처럼 스스로를 의심하는 듯 했다. 

 

"다른 아이들이 반배치 고사 시험 공부를 안 해서 그럴꺼야..." 

"수학 문제를 몰라서 옆 자리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너무 쉽게 풀더라고..."

"난 이해 못하는 과학을 다른 아이들은 쉽다고 해...그래서 문제집을 사 달라고 한거야~"

 

그리고 아빠는 

"아냐 다른 아이들도 반배치 고사에 대한 준비를 했을꺼야. 준비하지 않아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그것도 실력이고, 아준이도 오로시 반배치 고사만을 위해 시간을 투자했었던 건 아니니깐."

"아준이가 모르는 수학 문제를 친구에게 물어보고 알려고 했던 것 자체가 대단하다!"

"와 대단하다. 아준이가 스스로 이겨내려고 과학 문제집을 급하게 사달라고 했었구나!"

 

여전히 아준이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그 믿음에 힘을 실어줄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다. 머리로만 생각하고, 마음으로만 믿는 노력이 아닌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스스로 자유영에 도전했던 8년 전 아준이를 다시 기억해 봐야 할 것이다. 

(물론 기억나지 않겠지만...)

 

아준이는 최근에도 그런 노력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3학년 2학기 겨울 방학이 그랬다.  

고등학교 준비를 위해 학원을 다니며 힘들어 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아준이는 학원 다니는 것보다 혼자서 공부해 보고 싶다는 결심과 그에 따른 실천 계획을 엄마, 아빠에게 통보(?)해 왔다.

부족한 부분을 학원에서 만회해 보자는 계획을 했던 아빠, 엄마의 입장에선 아준이의 통보가 와 닿는 제안은 아니었고, 그렇기에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계획을 실천하려고 했고, 노력을 위한 노력을 했다. 

 

아준이는 조금은 소극적인 대답을 했던, 그리고 먼저 도전해 보겠다고 제안했던 8년 전 그날처럼

또 계획을 세우고, 통보를 하고, 실천하며 힘들어 했던 지난 겨울처럼 아빠는 알 수 없는, 어쩌면 아준이 스스로도 모르는 그런 용기를 지금도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번에 50미터 완주를 못할 수도 있지.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다짐이 흔들릴 수도 있지. 

하지만 해냈잖아. 아준!

 

할아버지가 보셨다면 

세상 제일 큰 웃음과 함께 말씀하셨을 것 같다. 

'와아~ 아준이 쎄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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